“해외 문호 개방 후 헝가리 의대 교육도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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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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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레첸의대를 가다②] 라줄로 마티우스 의대 학장
“영어교육과정, 헝가리 학생·교수에게도 긍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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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행정 소송에 휘말린 외국 의대가 있다. 헝가리 의과대학 4곳이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지난 3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헝가리 의대에 부여한 국내 의사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을 무효화하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의대가 복지부 인정을 받을 당시 기준을 다수 위반했다는 게 그 이유다. ‘학위 장사’이며 부실한 교육을 받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헝가리 의대는 모두 국립대이며 데브레첸의대 외에 세멜바이즈(Semmelweis)·페치(Pécs)·세게드(Szeged)의대가 있다.
[데브레첸=송수연 기자] 헝가리 의과대학 4곳은 지난 1987년 영어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데브레첸의대 라줄로 마티우스(László Mátyus) 학장은 그 이유를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고 했다. 헝가리 내에서만 경쟁해서는 발전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라줄로 학장은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영어 교육 과정을 운영하면서 기존에 없던 생물통계학 과목이 추가되는 등 의학교육 자체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브레첸의대가 정부로부터 배정받은 입학 정원은 헝가리 학생 260명, 유학생 280명이다. 데브레첸의대는 이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입학생을 선발한다.
라줄로 학장은 한국 내 논란을 의식한 듯 자국 학생과 유학생 간 차이는 사용하는 ‘언어’뿐이라고 강조했다.
영어 교육 과정을 졸업한 외국 유학생도 자국 학생처럼 헝가리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
헝가리도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의대를 졸업하면 별도 국가시험 없이 임시 면허인 ‘Basic Registry’를 발급한다. 이 면허는 병원 책임자나 교수의 지도 감독 하에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제한적인 면허다
이 면허를 취득한 의사는 ‘국립병원이사회(Országos Kórházi Főigazgatóság, OKFŐ)’에 ‘운영등록증(Operational Registry)’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때 헝가리 의사협회(Camber)에 등록비를 내고 가입해야 한다. 운영등록증은 지도 감독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다. 운영등록증을 취득해도 개원을 하려면 일정 기간 수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는 헝가리 학생이나 유학생 모두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특히 한국에 ‘헝가리에서 의사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로 알려진 ‘외국인 신고서(Declaratong Form for Foreign Citizens)’의 경우 유학생들이 헝가리 의사협회 가입 없이 운영등록증을 취득하도록 마련됐다는 게 데브레첸의대 측 설명이다. ‘헝가리 내에서 의료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의사협회 가입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지만 ‘다시 헝가리로 돌아와 일을 하게 되면 의사협회에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40년 전 해외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준비했다.이는 헝가리 학생들의 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어 교육 과정을 도입하면서 국제적인 의학 지식들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헝가리 의학 교육이 성장했다. 헝가리 학생들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헝가리 의대 4곳 중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 헝가리 의대 중 데브레첸의대가 가장 먼저 세계의학교육연합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WFME) 인증을 받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USMLE(미국의사면허시험)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외국 의대를 인증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WFME 인증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