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윤석열 정부 교육 역진 막아 공교육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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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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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서울시 교육을 책임진 여정을 기초로 이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는 단계로 가자는 겁니다. 또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교육 분야의 역진(逆進)이랄까요, 그런 것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교육감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마지막 보루가 된다는 생각으로 역진하지 않고 미래교육으로 발전하는 디딤돌이 되겠다는 각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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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행사 장소로 이동하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65)가 들려준 성경 구절이다. 돌아와 찾아보니 요한복음 21장 18절에 있다.
마지막으로 한 질문은 이것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뒤, 3선 교육감을 마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연구에 매진할 거냐고.
-왜 ‘조희연이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일 먼저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3선까지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조금 다른 답이 될 수 있지만,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대한민국을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범주 이전을 시켰는데, 그건 이미 어느덧 우리가 선진국이라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다양한 개별 구성요소를 다 가진 상태로 왔다는 의미입니다. 개별 구성요소들을 종합·통합해 정말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가 우리 국가 사회와 경제 앞에 공통으로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는 식으로 뭐 하면 핀란드가 좋고 또 다른 건 캐나다 오타와가 좋고 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핀란드가 좋다’고 하면 핀란드 제도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예컨대 기초학력이 문제라면 기초학년은 핀란드에서는 뭐를 하고 독일에서는 뭐를 한다, 그것을 도입하면 기초학력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이었는데 그건 아닌 거죠
이미 대한민국의 기초학력 부족이라는 종합적 현실이 있는 겁니다. 그것을 위한 부분적 해결책은 이미 우리가 다른 나라를 벤치마킹해 다 만들었어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한국형 기초학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그동안 만들어온 대책을 종합하고 통합해 한국현실에서 작동하게 할 것인가, 이런 문제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얘기를 들으니 ‘헬조선’ 담론이 생각납니다. 한국이 지옥 같은 사회이고,특히 교육 분야를 평가할 때 공교육 시스템의 붕괴를 말합니다. 보수 후보 쪽에서도 ‘공교육이 무너진 나라’와 같은 레토릭을 많이 씁니다. 실제 사교육이 만연한 게 현실이죠. 진보 쪽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이렇게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그래도 기회로 다가온 것이 있다면 비대면 원격 수업시스템의 구축입니다. 이걸 통해 600만명의 학생이 통일적으로 말하자면 등교를 못 하는 시기에 비대면 수업을 하거나 등교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결합하는 혼합형 수업을 해온 것이죠.
2020년 초반기의 코로나19 국면을 제외하면 이렇게 단일 국가의 모든 초·중·고 학생들이 통일적 프레임으로 원격수업을 통해 교육의 끈을 이어온 사례는 지구상에서 찾기 어렵다고 저는 봅니다. 학자들도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양면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비대면 원격수업의 길을 그래도 국가적 수준으로 잘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반면 여전히 이상은 높기 때문에 현실을 볼 때 우리는 ‘헬조선’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가 선진국이 됐기 때문에 현실을 보는 두가지 시선을 아우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높은 기대 때문에 과도한 자학적 시선이 있어요. 그 자학적 시선이 어찌 보면 바로 우리의 발전 원동력입니다. 학부모들의 높은 이상에 비춰 여전히 열악하기 때문에 더 분발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 그 양면을 같이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자부심도 갖자,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니 분발해야 한다. 교육청은 그런 점에서 여전히 비판받아야 하고 동시에 자부심도 갖고 더 분발해야 합니다.”
-재선 교육감이니 서울의 교육정책 책임을 8년 동안 맡았습니다. 교육감의 한계, 그러니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면 할 수 있었을 텐데 자치단체 교육감이기 때문에 못 했다 싶은 게 있었습니까.
(3선이 되면) 대안교육감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의 교육행정 시스템은 이제 후진국이 아닙니다. 실제 많은 나라가 우리를 벤치마킹하러 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주도했던 학교의 공간혁신,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치는’ 그 역설적 현실은 최소한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신설학교에서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공항고, 신길중학교, 강서 서진학교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상을 받은 학교입니다. 이런 공간혁신, 19세기의 학교를 21세기 학생들에 부응하는 첨단의 학교로 만드는 과정은 진행 중입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큰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에요. 지난 8년간 초중등교육의 정상화, ‘국영수’ 잘하는 애들만 인간 취급받고 다른 친구들은 완전히 폄훼되던 그런 학교는 이제 없습니다.
그건 생각이 다릅니다. 사법부 판결을 보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정책 자체가 법적으로 근거가 없거나 타당성 없다고 하진 않았습니다. 절차상의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은 있죠. 역으로 자사고 전환정책의 정당성은 사법부도 인정했다고 저는 해석해요.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이 정책을 받아들여 2025년을 목표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가정책으로 확정했습니다. 그래서 대국적인 차원에서 서울시교육청이 항소를 포기한 거예요. 물론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 폐지정책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수의 일반고 학부모들이 반기를 들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