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성 발휘하면서 살지만, 교육제도 아직 바뀌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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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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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첫 한국인 연구전담 교수 지낸 정미령 명예교수
"다양한 유형의 학교 세우고, 과외활동 장려해 학생 창의성 키워야"
"국가경쟁력 강화 위해 다방면의 영재 발굴하는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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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서 젊은이들을 보니 생각도 바뀌고, 개성에 맞게 옷을 입고 다니고, 정말 즐겁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개성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 제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연구 전담 교수로 지내다 2012년 은퇴한 뒤 명예교수로 있는 정미령 박사의 진단이다. 그는 최근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5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
정 명예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년 전보다 사람들이 먼저 변했다. 개성을 살리는 옷, 태도, 걸음걸이가 당당하게 바뀌었다"며 "그런데 이것이 교육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 교육제도는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 제도는 시험을 봐서 좋은 학교에 가는 것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아이큐(IQ)에 의존해서 높으면 똑똑하고 낮으면 바보라고 생각하는 것, 시험만 잘 치면 되는 것, 이것은 바른 교육이 아닙니다. '인지의 자율성'을 찾아줘야 정식 교육입니다."
1966년 이화여대를 졸업한 정 명예교수는 1971년 영국에 유학해 런던대, 옥스퍼드대, 에든버러대에서 수학했다. 1985년 '인지 능력의 다양성'을 주제로 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옥스퍼드대 심리학부 연구 전담 교수로 발탁됐다
강의는 일대일 튜토리얼(개인지도) 시스템으로 진행했고, 전공인 피아제 이론(인지발달 이론)에 관한 논문을 쓰는 학생을 개인 지도했다.
그는 "국민들이 변하고 청년들도 바뀌고 있는데, 교육 제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에게 교육 제도를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국어는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일단 한국말을 쓰고, 읽고, 말하는 것을 제대로 배운 뒤에 외국어를 말하고, 읽고, 쓸 것을 권했다
외국어와 수학, 과학은 어려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렇지만 초등학교부터 역사를 가르쳐야 합니다. 재미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맞게 교육해야 합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역사를 말할 수 있게끔 공부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전 세계는 K팝, K드라마 등의 인기로 우리나라를 알고 싶어하는 나라가 많이 생겼기에 중학교에서는 영어를 기본으로 배우면서 제2외국어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에 취미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국가 차원의 특수학교를 만들거나, 12살에 시험을 쳐서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장학학교를 설립하고, 기부 입학을 할 수 있는 학교가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저는 85점짜리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탁구를 즐기고, 뜀박질하고, 웅변부, 선교부 등에서 과외 활동을 하면서 뇌를 움직였습니다. 이것이 정상 발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명예교수는 "기술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전문인이 되면(해당하는 자격증을 받았으면) 이 학생이 일반 대학생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제도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누구나 다 자기 능력을 발휘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로 나간다"는 모토가 좋다는 그는 공교육 평준화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