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으로 출근할 학교 만들어 드리겠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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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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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인터뷰
인성·학력이 자전거 바퀴처럼 돌아야
공교육의 순기능 기대할 수 있어…
차이 인정하지 않아 하향평준화 불러와
12년간 기울어진 학교, 균형 맞추겠다
..
천생 교육자였다. 강원교육의 문제를 진단할 때는 단호하게,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할 때는 확신에 찬 단어로 말
을 이어가다가도 학교에서 제자들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릴 때는 눈웃음부터 지었다. 위기에 처한 학생과 짜장
면을 먹으면서 소통했던 이야기, 자신을 오해한 제자가 결국 진실을 알고 감사함을 담은 장미 한 송이를 건넸던
이야기, 주례를 서지 않으면 결혼 안 하겠다던 제자의 말에 39세에 처음 주례를 섰고, 100명 이상 결혼시킨 이야
기…. 다음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기세였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특히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교육 행정력까지 갖췄다고 평
가받는다. 38년 4개월간 교사, 교감, 교장을 거쳤고,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과 춘천교육장을 역임한 덕분이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지역신문에서 진행한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100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소통에 주력했다. 학교에 찾아가고 학생, 학부모를 만나서 우리 아이들의 탄탄한 미래
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성과 학력이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공교육의 순기능을 기대
할 수 있다. 교육청이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것
들을 가능하면 지역사회에서 구매해달라고 독려하고 있다. 진심으로 강원도를 생각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려고 하는구나, 알아준 것 같다.”
두 번 도전 끝에 당선했다. 정년퇴직 후 교육감에 도전한 이유는.
관측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당시 병사 중에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가 많았는데, 정말 열심히 군 생활을 하더라
휴가 갈 때 고기라도 사가라고 용돈을 쥐여줬다. 병사들과 형제처럼 지냈더니, 엄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장기 복
무를 권유받았지만,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나왔다, 아이들 곁으로 가겠다’고 반려했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아이들을 잘 길러내는 게 강원도의 미래다. 이 일을 하기 위해 교육감에 출마했다.”
중등교육과장으로 일할 때, 고교평준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교육감은 이런 논리였다. 한 학교에서 최상위권
대학으로 40~50명을 진학시키는데, 고교평준화를 하면 상위권 대학에 갈 학생들이 최상위권으로 갈 수 있지 않
냐는 거였다. 그런데 가령,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와 못 외우는 아이를 함께 두고 수업하면, 어떻게 되겠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이 결국 하향평준화를 만든 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능 표준점수 평균을 지역별로
발표한다. 최근 5~6년간 강원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15위에서 17위 사이 하위권 성적을 보였다. 그동안 평가를
줄 세우기나 서열화로 생각해 금기시했고,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해 개별화 맞춤형 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